어쩌면 지금 필요한 건 잡담일지도 今必要なのは、もしかして雑談かも
May 3, 2025
#CULTURE
Written by Hana (Seoul)
마키, 잘 지내고 있나요?
지난 번에 눈 이야기를 했는데 한국은 이제 벚꽃도 다 지고 온통 연두빛 물결이에요.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눈길이 닿는 곳마다 초록의 그러데이션이 펼쳐져서 햇살에 반짝이는 그 모습을 그저 넋 놓고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올해도 차례차례 펴야 할 꽃들이 한 번에 피는 것을 보면서 기후 변화가 정말 심각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러는 한편으로는 다양한 봄의 색깔이 곳곳에 펼쳐지는 모습에 무언가 마음이 일렁이기도 하네요.
マキ、元気にしていますか?
この間、雪の話をしていたのに、韓国はもうすでに桜も散り、すっかり淡いピンクから薄緑色の世界に突入しています。毎年、この時期になると、街の至る所に緑のグラデーションが広がるので、春の日差しできらきら輝くその光景につい見とれてしまいます。でも、順ぐりに咲くはずのお花たちが一斉に咲いてしまうのを見ていると、気候変動が本当に深刻になっているんだなと感じます。まあ、春の華々しい色が、あちこちに広がっている風景には、心がときめいて波打ったりもしましたけどね。
편지에 쓴 한자 ‘忙(바쁠 망)’ 자에 대한 이야기, 나도 어딘가에서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때 그 이야기를 듣고 참 공감했는데 마키의 편지에서 다시 한 번 떠올렸어요. 바쁠 때는 마음을 잃는다는 말, 참 맞는 말 같아요. 마키는 바쁘면 신경이 날카로워진다고 했는데 나는 자꾸 땅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하고도 말하지 않고 바닥만 보면서 걸으니 몸도 마음도 땅으로 푹푹 꺼지는 느낌이랄까. 이게 바로 마음을 잃는 거겠지요. 그러고 보니 ‘忘(잊을 망)’이라는 한자도 ‘忙’하고 똑같은 한자들로 만들어진 글자네요. ‘잊는다’를 생각해 보면 보통 누군가에 대한 마음이나 어떤 물건에 대한 마음, 기억 등이 더이상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쓰는 말이니 정말로 마음이 사라지는 셈이지요. 마음이 그 사람에게, 물건에, 기억에 여전히 있다면 잊지 않을 테니까. 이렇게 보니 두 글자 모두 잘 만들어진 글자네요. 옛날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니까요.
前回のお手紙で書いてくれた「忙しい」の漢字のこと、私もどこかで聞いたのか読んでいて、その時もとても共感していました。忙しいときには心を亡くす、本当にそのとおりだよね。マキは忙しくしていると神経が尖ってしまうと言ったけど、私は下ばっかり見て歩く気がする。誰かとお話することも避けてね。でも、そうしていると、身も心も地の中にズボズボッと溺れていくような感覚になる。これがまさに心を亡くしている状態だよね。そういえば、「忘れる」の漢字も「忙」と同じ字で組み合わされているよね。「忘れる」とは何なのか考えてみると、誰かを思う心や、あるものに対する気持ち、何かへの記憶などが、消えてしまって思い出せない時に使うよね。これもまさに何かへの心がなくなることと同じ。心がその人や、もの、思い出に残っていたら、頭のどこかにちゃんとあるはずだから。この2つの字、よくできてますね。昔の人たちは、本当にすごい。
갑작스럽지만 마키는 라디오 좋아하나요? 나는 라디오는 아니지만 요즘에 스포티파이로 자주 듣는 팟캐스트 방송이 있어요. ‘옆자리의 잡담’이라는 방송인데 잡담하는 사람 사쿠라바야시 나오코와 칼럼리스트 젠수 씨가 킷사텐에서 잡담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의 방송이에요. 그런데 정말 듣고 있으면 어딘가 킷사텐에서 옆자리 사람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와 듣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일이나 일상생활 에피소드, 콤플렉스, 나이 들어가는 것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요. 얼마 전에 들은 방송 중에는 귀찮다라는 말에는 사실 의지가 들어 있다는 이야기를 해서 정말 그렇네! 하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가령 어떤 일을 귀찮아서 하기 싫다는 선택을 하는 것도 의지이고 귀찮은 일이니까 먼저 해버리는 것도 의지라는 말이지요. 글로 쓰면 너무나 당연한 말들인데 말로 들으면 마음에 와닿을 때가 있잖아요. 이 방송은 정말로 그런 방송인 것 같아요.
突然だけど、マキはラジオをよく聴いたりしますか?最近私はラジオではないけど、Spotifyでよくポッドキャストを聴いています。「となりの雑談」というタイトルのものなんだけど、雑談の人桜林直子さんとコラムニストのジェーン・スーさんが喫茶店で雑談しているようにお話をするコンセプトの番組です。でも、聴いていると本当にどこかの喫茶店で隣の席のお話が自然と耳に入ってきて、それに耳を澄ましているような感じになります。仕事のことや、日常生活でのエピソード、コンプレックス、年老いていくことへの考えなどなど、身の回りの様々なことをテーマとして取り上げて話していきます。この間は、「めんどくさい」について話しました。この言葉には、その人の意志が入っているという話だったんだけど、「たしかに!」と膝を打ちました。例えば、面倒くさいからやりたくないことがあるとします。そうすると、それをやらない選択をすることもその人の意志で、面倒くさくて後回しにしても結局やらないといけないから、先にやっちゃおうと思うこともその人の意志の結果とのこと。面倒くさいという言葉は、その状態だけで考えがちだけど、実は意思がちゃんと入っていることなんだと。こんな風に考えたことがなかったからとても新鮮でした。
文章にすると当たり前のように聞こえる話も、人の声で聞くと心にぐっと来る時があるよね。この番組がまさにそう。日頃の考えや行動をもうちょっと深堀ってみるのもいいかなと思いました。
그런데 이 방송을 들으며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어요. 바로 최근에 나는 누군가와 잡담을 나눈 일이 거의 없다는 거였어요. 요즘은 사람들을 만나도 주로 일과 관련되어서 만나는 일이 많다보니 일 이야기밖에 하지를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얼마 전에 대학 때부터 친한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언제 이런 잡담을 해봤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잡담은 아주 중요하죠. 잡담은 그냥 머리에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하니까 이 이야기를 하다가 저 이야기를 하기도 하면서 딴길로 새기 쉬워요. 이것 자체가 내가 지금 안고 있는 문제나 생각에서 한 발 물러서 볼 수 있게 하니까 어느 순간 잡담 덕분에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거나 문제를 풀 방향이 보이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오르기도 하죠. 그리고 일단 신나게 잡담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그러니 가끔 잡담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데 그런 시간이 정말 없었구나, 내 인간 관계 이래서 괜찮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마키는 요즘 어떤 잡담하는 시간이 있었나요?
ところで、このポッドキャストを聞きながら、とても大事なことに気づきました。最近の私は、誰かと雑談したことが、ほとんどなかったということ。大体人と会う時は、仕事の話になってしまうんだよね。だから、この間久しぶりに大学からの友人と会って、どうでもいいいろんな話をして、こんな時間は本当に久しぶりなんだなと感じました。
雑談は、本当に大事だと思います。頭の中でフィルターをかけずに今思い付いたことを話すので、話があっちに飛んだりこっちに飛んだりと、ずっと寄り道してしまう。でも、これ自体が自分が今抱えている悩みや、思い、考えなどから、少し離れるようにしてくれる。そう話しているうちに新しい目線で物事をみたりすると、問題の解決の糸口が見えたり、新しいアイデアが出てきたりする。ストレス発散にもなるしね。なので、たまに雑談の時間は必要なのに、最近は全くそんな時間がなかったな、私の人間関係ってどうなっているんだ、と思った。最近マキはどんな雑談の時間がありましたか。
사실 최근에는 말도 안하고 일만 하다 보니 갑자기 말을 많이 하면 목소리가 가라앉아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갑자기 너무 많이 말을 한 날은 입이 아프기도 하고요. 말은 많은 것도 문제지만 너무 안 하는 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웃음).
実はこの頃、1日中一言も喋らないで仕事ばっかりしている日が多かったので、急に言葉を発しようとすると、声が出なくなってしまう場合が多かった。しかも、急にいっぱい喋った日は、口や喉が痛くなる。おしゃべりすぎるのも問題だけど、何にも喋らないのも問題ですね。生活が極端すぎる(笑)。
그러고 보니 우리도 예전에는 참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은데 갈매기 자매를 시작한 뒤로는 갈매기 자매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아요. 잠시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지금, 오히려 더 잡담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そういえば、私たちも昔はいろんな話をしていた気がするけど、かもめ姉妹を始めてからは、その話ばっかりしているかも。少しゆっくり活動している今こそ、もっと雑談する時間を設けた方がいいかもしれないね。
4월도 이제 곧 끝나네요. 일본은 이제 골든 위크에 접어들었으니 마키는 느긋하게 쉬고 있으려나. 나는 얼마 전에 며칠 정도 휴가를 얻었는데요(?) 그때는 되도록 게으름 스위치를 켜고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니까 조금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마키도 골든 위크에는 게으름 스위치를 켜고 푹 쉬어요. 그럼 다음 편지에서 만나요.
4月ももう終わり。日本は今ゴールデンウィークだよね。マキは、ゆっくり休んでるのかな。私はこの間久しぶりに何日間か休みをもらったんですが(?)、その時は怠け者モードをオンにして、なるべく仕事はしないようにしていました。マキも思う存分怠け者モードに入って休んでね。では、次のお手紙で会おう。
추신
올해는 다른 해보다 빨리 나의 레모네이드 계절이 돌아왔어요. 보통은 여름이 되었을 때 마셨는데 4월부터 마시기 시작하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올해는 카페 고잉홈에서 유자레모네이드로 시작했어요. 유자의 단맛과 레몬의 상쾌함이 잘 어우러져서 정말로 맛있었어요.
追伸
今年は、例年より早く私のレモネードの季節がやって来ました。いつもは夏場になってからだったのに、4月から飲み始めたなんて、信じられない。今年は、「cafe Going Home」でゆずレモネードでスタートを切りました。ゆずの甘みやレモンの爽やかさが相まって、とても美味しかったな。